온라인 문화예술교육, 오프라인 ‘대체제’ 아닌

새로운 가능성의 확장판으로 
— 강원문화재단 2020년 연구모임 지원사업 참가 팀 좌담

좌담 참여

김동일 무용가

김희정 대표 ✳︎ 무디따문화예술닻 

박슬기 대표 ✳︎ 음악공장 

최현준 교사


정리

한승희  ✳︎「잇다」 편집부

온라인 문화예술교육, 오프라인 ‘대체제’ 아닌 새로운 가능성의 확장판으로
— 강원문화재단 2020년 연구모임 지원사업 참가 팀 좌담

좌담 참여

김동일 무용가

김희정 대표 ✳︎ 무디따문화예술닻 

박슬기 대표 ✳︎ 음악공장 

최현준 교사


정리

한승희  ✳︎「잇다」 편집부


강원문화재단 강원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는 2018년부터 도내 문화예술교육의 저변을 넓히고 지역사회-예술가 간 협력 모델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문화예술교육 관련 연구모임 지원사업을 진행해왔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위기와 함께 사회 전반에 빠르게 도입된 '비대면(Untact)' 체제에 초점을 맞춰, '비대면 사회에서의 문화예술교육의 변화와 과제'를 모색하는 연구 프로젝트들을 지원했다. 


사업에 선정된 연구는 ▲'즉흥 창작법 연구를 통한 비대면 무용 콘텐츠 발전 방안 모색' (김동일 팀) ▲'스토리텔링 기반의 문화예술교육이 수요자에게 예술의 향유와 창작을 유도할 수 있는가?' (김은실 팀) ▲'디지털 시대, 시각적 리터러시로 나와 다시 만나기' (김희정 팀) ▲'예술택배' (박슬기 팀) ▲'음악 미디어를 활용한 문화예술교육 연구 및 활용 방안 모색' (살롱더스트링) ▲'비대면 시스템을 활용한 문화예술교육 공유를 위한 방법론 연구' (설희경 팀) ▲'코로나19 시대에 요구되는 새로운 공연예술 교육과정 개발' (청소년극단 무하) 등으로, 무용가, 음악가 등 전문 예술가를 비롯해 교사, 전시기획자 등 문화예술교육 현장의 다양한 활동가들이 연구자로 참여했다. 


시청각을 비롯해 공감각, 촉각, 후각 등 여러 감각이 동원되는 문화예술 경험이 과연 직접적인 접촉(contact) 없는 비대면 활동으로 전환될 수 있을까? 「잇다」는 지난해 연구모임에 참여한 팀들을 초청해 비대면 문화예술교육 경험을 나누고 그 가능성을 짚어보는 온라인 좌담을 마련했다. 좌담에는 김동일 무용가, 김희정 무디따문화예술닻 대표, 박슬기 음악공장 대표, 최현준 교사(前 청소년극단무하 교육팀장)가 참여했다.

온라인 좌담 캡처 화면.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박슬기 음악공장 대표, 최현준 교사, 김동일 무용가, 김희정 무디따문화예술닻 대표.

Q. 안녕하세요. 바쁜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 시간, 이렇게 「잇다」를 위해 모니터 앞에 모여주셔서 감사합니다(웃음). 그럼 자기소개로 좌담을 시작해볼까요?


박슬기 반갑습니다. 박슬기라고 합니다. 한국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를 융합한 공연과 문화예술교육을 함께하는 ‘티칭 아티스트(teaching artist)’로 활동하고 있고, 퓨전 전통예술 단체 '음악공장'을 이끌고 있어요.


최현준 저는 최현준이라고 합니다. 작년까지 춘천의 사회적협동조합 무하에서 교육팀장으로 일했고, 올해는 인천으로 이주해 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김희정 김희정입니다. 무디따문화예술닻이란 단체를 꾸려 지난해부터 강원문화재단의 연구모임 지원사업을 비롯해 문화예술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동일 김동일이라고 합니다. 춘천에서 현대 무용가, 안무가, 무용 교육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선생님들께서는 지난해 연구모임 지원사업에 참여해 현대무용, 연극, 국악, 명상 등 서로 다른 장르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콘텐츠를 개발하셨는데요, 진행하신 연구 프로젝트를 간단히 소개해주시겠어요?


김동일 저는 싱어송라이터, 작가와 한 팀을 이루어 즉흥 창작법을 토대로 한 비대면 무용 교육 콘텐츠를 제작했습니다. 코로나 시국이 시작된 뒤로,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무용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려보기도 하고, 온라인으로 사람들에게 무용을 가르치는 여러 방법을 시도해봤는데 쉽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구체적인 동작이나 무용 기술을 가르치기에 온라인 영상은 한계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온라인 영상으로도 잘 전달할 수 있는 무용 요소를 고민하다가, 스스로 몸을 움직이는 법을 알려주는 즉흥 창작법을 다루기로 했어요. 영상은 ‘하체’ 편과 ‘상체’ 편으로 나누어 제작했는데, ’하체‘ 편에서는 걷는 법, 몸을 구부리고 펴는 법 등을 소개하고 ’상체‘ 편에서는 신체 부위로 숫자를 그리거나 가볍게 터는 법, 나아가 ‘하체’ 편에서 익힌 움직임을 더해 몸 전체를 움직여보는 법을 소개했습니다.


최현준 무하 팀은 ‘코로나19 시대, 청소년에게 어떤 연극 교육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어요. 질문을 거듭할수록 연극 교육을 100%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수렴됐습니다. 그렇다면 이 시기에 공연예술교육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온라인으로 가르칠 수 있는 요소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두 가지 문제의식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뉴미디어가 확장하고 공연예술에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는 상황에서, 공연예술 교육에도 이런 흐름이 잘 적용되고 있는가. 둘째는 공연예술인을 꿈꾸는 아이들이 과연 배우로, 연출가로, 기획자로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 이 물음들에서 출발해, 오늘날 공연예술에 널리 쓰이는 기술 중 하나인 ‘모션 캡처’를 접목한 교육안과 아이들이 공연 기획 실무를 조금이라도 맛볼 수 있는 교육안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박슬기 저희 팀 프로젝트 이름은 ‘예술택배’예요. 코로나19 사태로 일상에서 택배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기도 했고, 또 택배를 받으면 왠지 기분이 좋잖아요(웃음). 이렇게 친숙하고 긍정적인 이미지의 택배를 접목해 아이들이 전통예술을 좀 더 가깝고 쉽고 재미있게 느끼길 바랐어요. 아무래도 전통예술은 아이들에게 고루한 것, 낯선 것으로 다가오거든요. 

‘예술택배’ 포장을 열면, 3D 프린터로 만든 악기 키트가 들어있어요. 작년부터 꾸준히 샘플을 만들고 있고, 계속 수정하면서 현재 3차 모델까지 나왔습니다. 이 악기를 조립하면 작은 장구가 완성되는데요, 접으면 북이 되기도 하고, 손잡이를 달면 소고가 되기도 하죠. ‘예술택배’를 받아본 아이들은 ‘장난감 같다’면서 굉장히 재미있어 해요. 

이렇게 직접 만든 악기로 아이들은 ‘마법동화책’을 짓습니다. 사물놀이에 쓰이는 악기인 꽹과리, 징, 장구, 북 네 가지 타악기는 각각 천둥, 바람, 구름, 비를 상징하는데, 이 상징체계를 소재로 삼아서 아이들이 직접 동화의 내러티브를 발전시켜요. 이렇게 만든 동화는 누구나 한 번쯤 다뤄본 PPT(마이크로소프트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를 활용해 전자책으로 구현했습니다.


김희정 저희 팀의 연구 주제는 ‘오감(五感)과 시각적 리터러시를 통한 비대면 방식의 문화예술 교육’입니다. 여기서 ‘시각적 리터러시’란, 간단히 설명하자면 시각적 이미지를 해석하거나 만들어내는 능력을 말해요. 시각적 이미지를 해석하고 창작하기 위해선 몸의 감각을 깨워 지금, 여기 내 몸이 감각하는 것에 집중해야 해요. 온갖 디지털 자극으로 몸을 쓰고 반응하는 경험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저희 연구모임은 몸의 감각을 되찾아 오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명상과 요가를 결합해 ‘나’의 존재와 일상을 새롭게 탐구하고, 이를 선과 색 등 시각 이미지로 표현하는 ‘오감 통찰 예술놀이’ 콘텐츠를 개발했습니다. 약 20분 분량의 영상 콘텐츠 6편을 제작했고, 실제 사회복지기관의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해봤습니다.



Q. 모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연구 ‘모임’을 꾸려 활동하는 게 절대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요, 그럼에도 연구모임을 만들어 지원사업에 참여하신 계기 또는 목표는 무엇이었나요? 또 팀원들을 어떻게 모으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최현준 무하에게 지난해 닥친 코로나19 위기는 일종의 ‘쉼표’와 같은 시기였어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이들을 만날 수도, 수업을 진행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앞에 두고 지지부진하며 아무것도 안 하기보다는 새로운 걸 해보자는 마음이었죠. 

그렇게 무하의 장혁우 대표가 중심이 되어 배우 또는 청소년 교육자로 활동하는 4명이 모여 팀을 만들게 됐습니다. 사실 ‘온택트’가 전제된 활동이 아니었다면 모일 수 없는 사람들이었어요.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는 팀원도 있고, 다들 본업이 있는지라 연구모임 활동은 일과를 마친 후 저녁 늦게야 온라인으로 만나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단 한 번도 팀원 모두가 오프라인으로 만나는 자리가 없었어요. ‘프로젝트 끝나면 꼭 맛있는 것 먹자’고 했는데 아직도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네요(웃음).


김희정 지난해 연구모임 지원사업의 ‘온택트’란 주제에 큰 흥미를 느꼈어요.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았죠. 그래서 함께할 동료들을 찾기 시작했고, 미술·디자인 교육자와 요가 교육자와 연이 닿았습니다. 낯설고 새로운 주제를 다루는 게 어렵기도 했지만,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큰 힘이 됐어요. 영상 콘텐츠 제작 과정이 특히 기억에 남는데, 처음엔 카메라 앞에 서는 게 굉장히 어색했지만 마지막 영상을 촬영할 때는 팀원들 모두 마치 어린 시절 친구와 노는 것처럼 아주 즐겁게 작업했어요. 그때의 환희가 기억에 남습니다. 

연구모임에서 여러 예술가를 만나며, 예술의 본질을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으로 정의하게 되었어요. 코로나19로 모두가 일상의 단절과 멈춤을 경험하게 된 상황이지만 예술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이런 맥락에서 명상과 요가를 결합해 ‘나’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고, 이 과정에서 느낀 것, 생각한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교육 콘텐츠를 만들게 된 것이고요.


김동일 무용 교육을 오랫동안 해오며, 무용에 대한 대중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용을 객관적이고 쉬운 언어로 설명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렇게 전문용어가 아닌 일상용어와 친근한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몸의 움직임, 춤을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이 고민을 여러 사람과 나누고 싶었죠. 저와 다른 관점과 경험을 가진 비(非)무용가들과 함께하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그렇게 해서 평소 알고 지내며 같이 작업해온, 몸의 움직임과 무용에 관심이 많은 싱어송라이터와 작가와 함께 연구모임을 꾸렸습니다. 

아무래도 두 사람 모두 무용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말로 표현하기 힘든 무용의 속성이나 몸짓 등을 제가 따로 설명해야 해서 다소 힘든 면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해외 사례나 이론 연구 등 무용 외적인 작업에서는 두 사람에게 큰 도움을 받았고,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 무용 연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박슬기 저희 팀은 공연 무대에서 만난 사람들로 꾸려졌어요. 국악기 연주자와 재즈 피아니스트 등 뮤지션을 비롯해 공연 배경 영상을 만들었던 미디어 아티스트, 무대 이미지를 제작했던 비주얼 아티스트가 참여했죠. 팀원들 모두 스마트폰이 신체의 일부처럼 되어버린 디지털 시대에 공연예술계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이런 변화를 아티스트들이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어요. 변화의 속도를 완전히 좇아가진 못하더라도, 변화를 활용할 수 있어야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만들어낼 수 있을 테니까요. 이번 연구모임은 이 새로운 것을 전통 음악극에 도입해보는 첫 시도였어요. 새로운 기술을 제대로 배우고 싶어도 이렇다 할 방도가 없어서, 우리끼리 할 수 있는 만큼 뭔가 해보자는 마음이었죠.



Q. 지금까지 선생님들의 말씀을 종합해보면, 코로나19란 위기 상황, 나아가 새로운 기술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디지털 시대에 대응 또는 적응하기 위해 연구모임 활동을 기획·참여하셨습니다. 이렇게 직접 ‘온택트’ 문화예술교육의 가능성을 실험해보신 소감은 어떠하신지요?


김동일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대체할 수 있는가 – 이 질문에 대해선 저는 여전히 회의적입니다. 온라인을 오프라인의 대체재가 아닌, 전혀 다른 하나의 방식, 세계로 접근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많은 것들이 점점 더 온라인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서 안타깝기도 해요. 예를 들어 문화예술 관련 지원사업이나 프로젝트들도 온라인 기반, 예술과 기술의 접목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이런 흐름을 과연 예술가들이 잘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듭니다. 또 이 흐름을 좇다가 오프라인에서 우리가 배우고 경험한 좋은 것들을 잃게 될까 우려도 되고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공존하는 방식을 찾으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슬기 수업 초반엔 수업 진행에 필요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잘 다루지 못해서 힘들었어요. 프로젝트에 참여한 팀원들 모두, 늘 음악 관련 프로그램만 사용했던터라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배우느라 고생했죠. 그래도, 막상 배우니까 생각보다 쉬워서(웃음) 잘 적응하긴 했지만요. 그렇게 지난해 10대 초반부터 20대 초반까지 150명에 이르는 청소년을 모니터로 만나 재미있게 수업했네요. 코로나19가 저희에겐 하나의 기회가 된 셈이죠. 

아이들이 지루해하거나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하는 방법도 열심히 고민했어요. 그래서 수시로 아이들이 일어나 움직일 수 있게, 예를 들면 ‘집에서 가장 큰 소리를 내는 것과 가장 작은 소리를 내는 것을 찾아오기’ 같은 작은 ‘미션’을 계속 제시했어요. 그랬더니 어머니를 모니터 앞으로 모시고 온 친구도 있었고(웃음), 성대 수술을 해서 소리를 내지 못하는 강아지를 모니터 앞에 데리고 온 친구도 있었죠. 

이렇게 교실이란 공간적 한계의 제약을 받지 않는 것, 그래서 아이들이 더 자유롭게 상상하고 생각을 전환할 수 있는 건 비대면 수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점에선 비대면이 대면의 한계를 깰 수 있다고도 할 수 있어요. 게임에 빗대면 비대면 세상은 대면 세상의 확장판이랄까요. 그런데 이 확장판이라는 게 ‘더 우월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저 또 다른 차원으로 나아간다는 의미에 가까울 거예요. 앞서 동일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비대면과 대면 세상은 대체·대용 관계가 아니라 공존하는 관계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현준 늘 하던 것처럼 대면 수업을 진행할 수 없는 ‘쉼표’ 같은 시기에 원 상태로의 회복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연구모임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지만, 연구를 진행하면서 대면을 대체할 비대면의 가능성을 경험하기도 했어요. 또 그 가능성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도요. 그렇지만 예술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인 ‘교감’만큼은 비대면이 대면을 결코 대체할 수 없죠.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정말 그럴까, 단지 비대면에서의 교감에 익숙하지 않은 탓은 아닐까’ 하는 의문도 품고 있습니다.

예술, 특히 공연예술 장르에선 현장성, 동시성이 중요한데, 비대면 방식으로는 아무래도 이 두 가지 속성이 충족되기 어렵다는 것도 현재로서는 비대면의 한계예요. 그러나 이런 한계들도 기술의 힘으로 점차 해소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작년 무하에서 아카펠라 수업을 준비하던 중에 관련 국제 세미나 영상을 봤는데, 서로 다른 장소에 있는 아카펠라 단원들의 싱크(sync)를 맞추기 위한 기술적 요령들이 공유되고 있었어요. 이걸 보면서 온택트 시대 문화예술의 가능성을 새삼 절감했습니다. 기술로 비대면의 한계가 하나둘 해소된다면 문화예술교육 방식은 물론 전혀 새로운 예술 장르가 탄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였어요. 하지만 이 새로운 장르를 상상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에 오프라인·대면 활동이 빠질 수는 없을 거라고 봅니다.


김희정 앞서 선생님들께서 이야기하신 것처럼, 비대면과 대면 중 어느 것이 더 낫다거나 못하다고 우열을 가릴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해요. 비대면 방식의 문화예술교육은 팬데믹 시국을 떠나 디지털 환경을 벗어나 살 수 없게 된 상황을 고려해서라도 시도되고 논의될 수밖에 없는 과제예요. 그동안 대면 방식의 문화예술교육은 여러 예술 장르가 융복합되고 새로운 기술이 접목되는 등 꾸준히 발전해왔어요. 여기에 더해 비대면 방식이 활성화한다면 앞으로 문화예술교육 분야는 더욱 창의적인 방향으로 확장되지 않을까요? 다만 지난해에는 우리 모두 비대면이란 익숙하지 않은 방식에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죠. 지난해의 경험을 토대로 이제부터는 좀 더 비대면·디지털 환경을 능숙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문화예술교육 방식을 연구하고 실험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2021. 8.

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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